2009년 07월 01일
최근 오타쿠 문화가 수면위로 부상하기 시작하면서 '동인녀'를 소재로 이런 저런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류를 반영하여 나오게 된 듯한 에세이 만화. 개인적으로 BL이나 여성향, 동인녀와 같이 지극히 개인적이고 편파적인 취향에 관한 담론이 수면 위에 올라오는 걸 매우 탐탁찮아 한다. 내부의 문화나 가치관에 대한 이해 없이 지극히 흥미위주로 단편적인 소재로만 써먹고 버려지는 것들이 많기도 하거니와, '취향'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러쿵 저러쿵 왈가왈부하기엔 예민한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도. 그리고 또 한가지, 이 또한 매우 개인적인 취향으로... 나 같은 마이너리스트가 그런 담론을 보고 있노라면 혼이 빠져나간달까.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분석하거나 관조하는 건 또 싫어하지 않는다. 이런 게 있군, 저런 게 있군, 이런 느낌으로.
이마 이치코의 '뷰티풀 월드'는 위에서 말한 그 어떤 것에도 속하지 않는다. 어느 의미 '에세이'란 의미에 가장 부합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함부로 동인녀나 BL을 규정하려고 들지도 않고,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의 강요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엄밀히 따지면 '개인적인 취향으로 덕덕거리는 내용'이 맞긴 한데...
너무 마이너해서 별로 그렇게 안 보인다...
난 이 책을 읽고, 세상엔 나보다 더 마이너한 사람이 있어. 힘내자, 라고 생각했다.
ps. 조금은 다른 소리지만, 이마 이치코는 나날이 점점 더 불친절해지고 있는 것 같다. 자기만 알아듣는 얘기를, 자기만 알아보게끔 한다. 자신감의 결여에서 비롯된 건지, 아니면 단지 귀찮아진 건지. 스스로의 화법에 자신은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독자들을 배려하지 않게 된 건지. 자신감이 없는 사람 같진 않지만 소심하고 신중한 타입으로는 보인다. 그 신중함이 나날이 더 강화되고 있는것 같다. 요새의 오픈 마인드 BL에 대한 저항감의 표출이 아닐까 싶을 때도 있다. 너무 알기 쉬운 건 인스턴트나 패스트 푸드 같아서 금방 금방 식어버리니까. 은근하게 오래 오래 되씹을 수 있는 게 더 재미있고 더 좋지. 이마 이치코가 좋아하는 건 그런 부류일 테고, 본인도 그런 걸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본인 입으로도 밝혔듯이 '보여주지 않아도 되는 것'과 '보여주지 않는 것'을 구별하는 센스가 좀 ^_T.. 스토리 이해 안 가걸랑요.... 이 님하는 어느 정도 좀 친절해질 필요가 있어. 그래서 난 이제 이마 이치코의 BL을 안 보기로 했다. 노멀이 차라리 더 이해가 감;(백귀야행은 노멀...이지?)
# by 유안 | 2009/07/01 16:26 | 감상 | 트랙백 | 덧글(0)